워낙 급하게 갔던 것이라 찍은게 없다. 서류로 대신한다.

 

 

30살이 다 되도록 내게 동공부등이 있는지 몰랐다. 라섹 검사 받기 며칠 전 밤에 안경을 벗고 산책을 다녀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두 눈의 동공이 달라서 한쪽이 엄청 큰 걸 봤다. 이거 뭐야 무서워 이러고 넘겼던 것이 처음이었다. 물론 보면서 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1. 몇년 전부터 야간 감도가 떨어져서 침침하다는 느낌이 많았는데 이거 때문인가.

2. 야간에 안경 벗고 나갈 때 양쪽 눈 블러가 다르던데 이거 때문인가. 도수가 짝눈이라 그런 줄 알았는데..

3. 아 동공 큰 쪽 수술하면 빛번짐 심해지는 거 아닌가.

이렇게 불안에 떨다가 이상있으면 얘기하겠지 지금껏 멀쩡히 살았는데... 하고 검사받으러 갔다.

 

그러나 뇌나 신경계 이상일 가능성이 있으니 일단 MRI를 찍어보라며 진료의뢰서를 써주는 것이었으니,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병원을 알아보다가 보라매병원이 대학병원보다 싸고 교수진은 서울대병원 사람들이라 충분히 검사 받을 수 있다고 하여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질병코드 불러드리고 어느 과를 가야해요... 하니까 확인해보고 연락을 주셨다.

예약 일정 뒤라도 봐줄테니 호다닥 오라고 하여 당일에 바로 갔다

기나긴 대기 이후 오... 진짜 별로 안움직이네..? 하는 구경이 이어지고.. 교수님이 미리 준비해두신 플로우차트에 따라 검사해보기로 했다.

아이오피딘 1% 점안하고 사진을 찍어 비교해보았다. 원래 안압 하강제 등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호르너 증후군은 이 약물 점안시 동공이 커지는 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

내 눈은 별 반응이 없었기에 다른 의사가 물어보면 단순 동공부등이라고 이야기하면 된다고 하셨다. 감도가 덜어지는 것은 원래 다니던 안과 의사가 말한데로 근시 부족일 가능성이 있을거라고 하셨고, 일단 동공은 선천적인 것 같으니 이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추가로 산동제 넣고 안저 검사도 했는데 망막이나 시신경도 이상없다고 하여 웃으며 집에 왔다.

출처  : https://umem.org/educational_pearls/2617/

별 이상 없어서 다행이다. 플로우차트를 사실 잘 못봐서 집오면서 찾아봤었던 것을 첨부한다.

 

Posted by Su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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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명은 거의 2달 정도를 대기했던 것 같다.

밝은명에서 라섹을 할 생각을 했던 것은 몇 가지가 있다.

1. 렌즈 착용을 충분히 쉬라고 하고 변화 사례에 대해서 홈페이지에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은 1~2주만 중단하면 된다고 하였는데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니 결과에 대해 믿음이 갔다.

2. TBI 지수라는 것을 도입하고 있는데, 원축각막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지수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나 알려주는 곳은 여기 밖에 없었다.

3. 초고도근시 전문을 내세우고 있다. 검안 결과에 따라 왔다갔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만큼 점문병원을 찾고 싶었다. 많이 비싸긴 하지만 수술 자체도 될까말까한 눈이니까.

4.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하다는 것. 초고도근시와 보수적인 것은 사실 양립하기 힘든데 여기서 빠꾸먹은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이 다른 병원에서 했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려오지만, 뻔히 알텐데도 수술 불가를 때리는 걸 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5. 검안 결과가 굉장히 디테일하다. 대부분 0.25디옵터 단위로 끊는데, 0.15디옵터로까지 표시해둔 곳은 여기 밖에 없었다. 수술 케이스들을 올려둔 것들을 보고 굉장히 놀랐던 점이다. 정점 거리로 계산을 하는지 0.15디옵터 단위의 검안렌즈를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교정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였다.

6. 원장 선생님이 눈 건강을 굉장히 신경쓴다. 눈에 안좋은 습관 있으면 고쳐야 수술 한다고 한다는 이야기.. 수술 전부터 안약 넣으면서 컨디션 조절을 한다는 이야기.. 수술 후에 관리 안되었다고 혼난 환자가 올린 후기도 봤다.

7. 느긋하다는 점. 렌즈삽입술이나 스마일 등을 하지 않고 라섹만 하고 일정을 굉장히 널널하게 잡는다는 점. 그리고 여러 병원에서 검사하고 시간에 쫓기지 말고 여유 있을 때 수술하라는 점. 당일 검사 당일 수술하는 곳들이 많은 걸 감안하면 강점이 아닌가 싶다. 다만 케이스들 보면 예전에는 라식은 하셨던 듯.

8. 선생님 본인 포함 자녀와 직원들도 수술을 받았다는 것. 물론 원장 선생님 자녀 분들은 각막 부자인 것을 보고 굉장히 부러웠다는 것.. 연세도 있으시니 사실상 라식 1세대에 근접하실텐데 수술 후 관리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노하우가 있으시지 않을까 싶었다. 밝은명 유튜브 피셜 퇴행 1% 이라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음.

아 기계는 EX500이다.

짜피 후기가 워낙 많은 병원이라 대충 한장만 찍었다. 검사는 했는데 난 빠꾸 먹었다.

이제느 그 이유와 결과에 대해 대충 이야기해볼까 한다.

원장 선생님과 상담한 내용 요약은 다음과 같다.

Q. 광학부를 좁히고 어느 정도 저교정을 하면 라섹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데 소견

A. 좁혀도 정교정은 불가능한데 이미 빛번짐을 가지고 있다면 심해질 것이다. 저교정이라도 수술을 권하기가 어렵다.

Q. 오른쪽이 주시안인데 이쪽이 동공이 작으니 빛번짐을 많이 느끼지 않고 밤에 안경을 쓰는 식으로 하면 안될까 하는데요.

A. 수술 전에도 느끼는 예민한 사람들은 수술 후에 낮에도 느끼는 경우가 좀 있다. 또 우리는 결국 양눈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비우세안이라도 빛번짐이 있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비가역적인 수술이니까 이런 리스크가 있다면 권하지 않는다.

Q. 이외에 대한 선생님의 소견

A. TBI 지수는 충분히 낮고, 다른 이상은 없다. 망막 열공도 없다. 다만 고도근시의 시신경 모양은 있고, 어렸을 때 눈을 많이 비벼서인지 약간의 각막 비대칭이 있다. TBI 지수가 낮아도 400um 이하로 깎았을 때 원추각막이 올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Q. 그럼 렌즈를 끼고 싶은데 신생혈관 등에 대한 소견

A. 알러지성 결막염이 있어서 눈이 충혈이 자주 되는 것이고, 신생혈관이 있긴 하다. 렌즈를 못낄 정도는 아니지만 자주 끼지 말고 필요한 시점에 아껴서 낀다는 생각으로 끼면 좋겠다. 건조증도 있으니까 평소보다 인공눈물을 많이 쓰는 식으로 착용해야 한다.

 

수술 불가 판정을 받았으나 병원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했다.

검안에서 느꼈던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1. 필요하면 반복검사하며 상담해주었다는 점. 대표적으로 각막 두께가 얇으니 오차가 없도록 반복검사하여 주셨다는 점. 앞서 받았던 병원 중 워낙 무성의한 곳을 겪어봐서 더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몰라도 진짜 감동받아서 울뻔했다. 수술 받고 싶은데 얇아서 저교정이라도 시켜달라고 하니 더 신경써주신듯.

2. 가지고 있는 증상들에 대해 자료들을 들고 갔는데, 이것을 보면서 확인해보면서 검사해주셨다는 점. 특히나 원장님 상담 기다리는 동안 실장님이 검안을 한 번 더 진행해주셨는데 도수를 뺐다 넣었다하면서 최대한 조절이 개입하지 않게 정확하게 해주었다는 점. 검안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 많이 해소되었다. 이게 중요한게 다른 곳들의 도수를 확인해주셨다는 거. 

검안에서 특히 1.0을 보긴 보는데 애매하게 틀리도록 도수를 살짝 부족하게 넣어주셨는데, 대부분 이런 경우는 어느 정도 멀리보면서 눈을 풀어주면 제대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덩달아 테스트해주시면서 저교정 안경과 약시 등에 대해서 여쭤봤는데, 성인 이후 저교정을 쓴다고 약시가 생기지는 않고, 나는 교정해서 1.0을 충분히 보는 눈을 갖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하셨다. 여기서 15년 근무하셨다는데 초고도근시를 수도 없이 많이 보셨을테니 믿음이 간다. 일부 안경사들이 부족 교정을 하면 약시가 생기고 복시가 생기고 사시가 생기니 뭐니 하면서 겁을 줘서 좀 많이 불안했는데, 말끔히 해소됬다. 

 

누군가 수술한다고 한다면 꼭 고려해보라고 하고 싶은 병원이다.

Posted by Su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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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인가 2달인가 예약을 했던 새얀안과에 다녀왔다. 기계는 EX500 쓴다.

사진이 많이 없다. 아싸라 사진 찍는 거 주변 눈치 봐서 그렇다.

위치는 찾아보시라. 대충 종각역에서 걸어왔다.

검안 대기중. 한층을 다 쓴다. 가운데를 중심으로 둥글게 방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가지가 있다. 사진은 찍었지만, 조금이라도 도수가 덜 나오게 하려고 안경을 벗고 있어서 내눈으로는 본게 없다..

예약을 했을 때, 1주일 전에 콘택트 렌즈 30분 정도 끼운 것이나, 다른 곳에서 검안한 도수나 각막 두께나 그 외 정보를 상세하게 알려뒀고 미리 차팅해두셔서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다. 가지고 있는 동공 부등과 호르너 증후군 검사 때 사용한 약물, 이전에 외래 보던 병원 차트와 다른 병원 검안 결과 등을 가져가서 드렸다. 결과는 가능하다고 나왔다. 검안 결과가 기존보다 상당히 좋게 나왔다.

 

선생님께 여쭈어 본 사항들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Q. 수술이 가능할지 소견

A. 아슬아슬하지만 가능하다. 광학부 5.5mm면 400um 남길 수 있다. 다만 좁혀 깎는 만큼 퇴행 리스크가 있다. 안경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Q. 노안이나 절삭량 등을 고려하여 저교정 하는 것에 대한 소견

A. 근시 퇴행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즉 지금 정교정으로 절삭을 하여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의 근시 퇴행은 있을 것이고, 그 퇴행된 근시량만큼으로도 노안에 대한 대비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저교정을 한다고 퇴행이 안오는 것이 아니다. 각막 두께가 부족하다면 광학부를 좁히더라도 정교정으로 수술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 수술은 안경을 벗기 위한 것이라는 걸 염두할 필요가 있다.

Q. 빛번짐에 대한 선생님의 소견

A. 광학부 5.5mm라도 이행부를 생각하면 거의 8mm 정도 되기 때문에 둘이 이어지는 부분을 매끈하게 다듬는다면 빛번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아얘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안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동공 6mm라 하면 광학부 6.5mm로 깎는 것이긴 하다. 동공 경계 있는 부분에서 산란되는게 빛번짐이기 때문에. 하지만 현실적으로 절삭량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광학부 이행부 경계를 매끈하게 하는 방식으로 빛번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 선생님께서 직접 그림을 그려서 설명해주신다. 수술 과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듣고 궁금한게 있으면 여쭈어보는게 좋다. 궁금한게 있으면 언제든 질문하라고 하신다. 예습하고 싶은 분은 링크를 참조하십쇼.

Q. 신생혈관과 수술

A. 관계 없다.

Q. 라섹해서 각막이 얇아지면 백내장이 빨리 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소견

A. 관련이 없다.

Q. 원래 정기검진하던 병원 포함 도수 변동이 꽤 심하다.

A. 어처피 2~3년 뒤에 한다고 하였으니, 꾸준히 시력 검사를 하면서 살펴보는게 좋을 것 같다.

Q. 기타 안질환 소견

A. 정상이다. 아벨리노도 이상없으니 검사 받을 필요 없다. 

+ 무통라섹이랑 아벨리노 관련 논문을 쓰셨다. 각막을 전공하신 분이라 살짝 비대칭이 있는 것에 대해 여쭤봤는데 이상없다고 하셨다.

새얀안과는 일단 원장님이 지식인에 자주 등장하여 답변하시는 것으로 유명하다. 라섹은 절대 안한다는 동생도 찾아보다가 들어서 알고 있다고 할 정도.. 그래서 질문하기가 굉장히 편했다. 궁금한 점 언제든지 물어보라고 하시는 부분도 맘에 들었다. '주치의'를 강조하시는 분인데, 왜 그 이야기를 하시는지 알았다고 할까. 내피세포 검사를 여기서 처음 해봤는데 그 값도 설명해주시고, 시신경과 망막 단층 사진도 보면서 어떤 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따라 이상이 없다는 것을 설명해주신다. 명확한 기준을 통해서 설명해주시는 것이 정말 좋았다.

검안사 선생님도 굉장히 친절하시다. 양안이 동공부등과 도수차가 꽤 있는데, 다른 곳에서 검사할 때 이상하게 정교정과 부족교정에서의 시력 편차가 큰 편이었다. 이 부분 여쭤봤더니 초점 심도 차이 때문에 그럴 수 있기는 하다라고 이야기해주셨던 것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됬다. 

검사에서 특별했던 것은 시야 검사 할 때에 볼 수 있게 따로 안경렌즈를 앞에 갖다주신다는 점 정도가 기억난다.

라섹뿐만 아니라 하드렌즈, 드림렌즈, 일반 외래도 보시기 때문에 행여 시력교정술을 받지 않고 그냥 산다고 결정해도 외래로 보러 갈 수 있는 병원이라고 생각한다. 동네 안과에서 스트레스 받은게 많았는데 서울에서 검안 받은 것을 정리하다보니 수술 가능 여부와 더불어 이것을 따지게 된다.

Posted by Su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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