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에 보면 XX(대충동네이름)YY(대충 대학이름)병원 이라고 그대학 출신 의사들만 있는 (체인이기도한)병원 등이 있을 것이다. 보통 이런 곳은 깔끔하고 의사도 몇명씩 있어서 대기시간이 길지 않으니 신도시 엄마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다.

평생을 한 안과만 다녀온 이로써 이 정도 규모 안과는 생전 처음 가보는 것이었는데, 새해가 되자마자 시력검사 후 라섹을 하던가 해야겠다 안경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으로 밝은명안과 검안을 예약하였다. 다만 2달이 넘는 그 긴 대기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라섹을 한다는 소리에 가본 것이었다. 물론 다녀온 뒤는 안경이 아니라 안과가 지긋지긋하다로 생각이 바뀌었고.

쌍욕없는 쌍욕타임을 가질 것이기에 안과 이름이나 사진 등은 남기지 않을 것이다. 혹시나 다른 글에서 언급하더라도 B안과라고 할 것이다.

 

이 병원을 극혐하는 이유는 몇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 의사가 불친절하다.

- 불친절하고 굉장히 뭔가 급하다. 시간에 쫓긴다는 느낌을 주고, 환자에게 굉장히 일방적이다.

니가 이런걸 왜 하냐? 대충 난 이러니까 엄두도 내지 마라 뭐 이런 느낌. 이 사람 본지 2~3달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도 이정도 감정이면 말 다했다 싶다.

의사나 간호사나 사람을 빨리 보내고 싶어한다. 진료가 아니라 그냥 빨리빨리 업무처리하고 싶다 느낌이 펄펄. 내 앞의 환자는 3분도 안되서 나왔다. 세극등현미경으로 한번 봐도 1분은 걸릴텐데.

2. 의사가 말을 하는게 앞뒤가 안맞는다.

- 녹내장 쪽 전공의인거는 알겠는데, 본인이 시신경 사진을 보면서 녹내장일 위험도 있습니다. 6개월에 한번씩 와서 사진찍으세요 이러고 있으면서 렌즈삽입술을 권한다. 그리고 각막두께 정보를 받았으면 접촉식으로 마취검사한 걸 뻔히 알텐데, 그래서 눈이 빨갛고 기스가 많이난 걸 보니 렌즈도 끼시면 안되겠네요. 렌즈삽입술 하셔야됩니다. 하면서 녹내장 위험군인데 뭔 라섹을 한다는 소리도 한다.

- 녹내장 환자에게는 렌즈삽입술을 권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녹내장과 라섹은 관련이 없다. (수연세안과링크)

- 눈이 충혈되는 건 알러지성 결막염이 있는 것이고, 콘택트 렌즈 착용 가능 여부는 안구건조증과 신생혈관 여부와 관련이 있음. 마취약을 접안하고 눈을 콕콕 찔러댔으니 기스가 났을 것이고, 눈이 충혈됬을 것이다.

- 또한 내 시신경 상태는 고도근시에서 정상적으로 보이는 소견이다. 원래 다니는 병원 포함에서 이곳 제외하고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함. 이 의사는 OCT로 시신경(망막신경섬유층)을 보았는지도 모르겠고,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이런 소리를 함. 

 

여기서부턴 검안의 문제.

3. 처음부터 ARK를 보더니 아 1000넘어가서 안되요. 이러고 있다.

- 일단 남들 평균인 530~550um만 되도 불가능하지도 않다. 각막 두께도 안 재보고 고객한테 면박부터 주고 있다. 도수가 좀 높아요 하면서 온 사람한테 저렇게 면전에서 말하나 싶었다;

4. 검사 차트는 심지어 프로젝터도 아닌 구식 차트방식이다. 생긴지 2년도 안되어 보이는 병원에.

- 그렇다고 검안 차트가 상태가 좋았던 것도 아니다. 거리도 원래 다니던 곳보다 더 가까웠는데 더 안보였음.

5. 검안사가 도수를 개무시하고 넣는다.

- 기존 안경은 난시가 ARK에서 똑같이 나오지만 전에 다니던 안과 선생님이 MR 검사하면서 난시 도수를 찾았다. 즉 ARK보다 도수를 덜 넣어도 1.0을 충분히 볼 수 있다는 것. 난시축 검사를 하면서 물어보면서도 그냥 듣는척하고 ARK를 집어넣는다. 어지럽다고 해도 그냥 도수를 써주는 사람이 어딨나. 그것도 난시 1디옵터를 올리면서. 검안 결과 보고 어이가 없었음.

6. 그래서 검사는 다 생략하면서 검사비는 다 받아먹더라. ARK 안압 각막두께 도수 측정 의사면담 3분~5분 끝

- 각막 두께 빼고는 일반적인 정기 검진과 다를 것도 없었는데.

8.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돈 내고 받는 검사를 개무시받는 느낌으로 받는다. 이 눈으로 라섹을?? ㅋㅋㅋㅋㅋ 이런 느낌?

- 생각해보니 홈페이지에 레이저 장비가 뭔지도 적혀있지도 않더라. 그 병원 의사들이 옆동네에서도 하고 있었길래 가서 봤더니만 mel80 쓰고 있었다. 수술한다고 하면 거기까지 가서 하나?

 

동네 수준을 절실히 느꼈다. 친절한 척 하는게 문제가 아니다. 친절하던 아니던 사람 대하는 마인드가 이따위면 손절하는게 인지상정.

Posted by Su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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